ㅡ데이바이데이 : 미란돌리나
한예종에서 연극 미란돌리나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접해
정말 오랜 시간만에
연극을 보러 갔다.
협소한 극장 탓에
한시간 반은 먼저 와서 기다려야
객석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찍 가는 것으로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그날은 특히 사람이 많이 몰릴 것 같아
두시간 전에 와도 어렵다는
소식을 전해들어
결국에는 공연 시작 세시간 반 전에
도착할 수 있도록 출발했다.
초행길에 길도 복잡하여
지도를 보고도 길을 찾지 못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한예종 다니는 학생의
도움을 받아 극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학교 건물은 밖에서 보았을 땐
조금 투박한 스타일인데
내부는 천장이 높고
여러 기자재도 보이는 등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세시간 반 동안이나
줄을 서야했기에 걱정을 했으나
다행히도 길다란 의자에 앉아
대기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걱정은 덜었다.
세시간 반 전에 도착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줄을 이미 서있었다는게
놀랍기도 했다.
공연시작 한시간 전에야
티켓을 나눠준다는 안내를 받고
내심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이 핸드폰만 만지작 거렸다.
핸드폰의 배터리를 상당량
소모하고나서야 티켓을 받을 시간이 되었는데,
점심도 먹지 못하고 나왔고
공연시간도 1부 100분, 인터미션 15분, 2부 65분이라는
긴 시간이어서
공연 전에 저녁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안내측에서는 공연 시작 20분 전까지,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40분 후까지
다시 와서 줄을 서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순서가 바뀔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이런 생각을 한 것은 우리만이 아니었는지
가뜩이나 휴일이라 몇 없는 오픈한 음식점에
사람들이 가득했다.
결국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백반집에 가서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를 주문했다.
주문하고 나서 얼마 지나고
언제 음식 나오냐고 물으니
오늘 한 명이 일해서 이제 들어갔다고하고
금방나온다고 하고
기다리가 다른 테이블에 음식이 나오는 것을 보고
다시 한번 물으니
착각했다고 이제 들어갔다고 하고
주문한 메뉴를 감안하자면
더 긴 시간인,
약 30분이 지나서야,
식사가 나왔다.
이미 우리의 티켓은 무효화된지
오래되었을 시간이었다.
아주머니는 연신 늦어서 미안하다며
사과했지만
그냥 기계적으로 들어갔다고,
금방나온다고 말만 안했어도
우리가 일어날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을 텐데
그래서 결국 한예종의 미란돌리나 공연은
보지 못했다.
미안한 아줌마가
메뉴와 반찬을 팍팍 줬기 때문에
맛있게 배만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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