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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siquetan 보듣만고생/그리고생각한것들

슈가맨을 안찾으니 볼만해진, 유재석 유희열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

ㅡ슈가맨을 안찾으니 볼만해진, 유재석 유희열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


대학시절, 동아리방에서 자다가 강의시간이 되어 나오는데, 동아리방 문에 붙어있는 왠 파닭집 전단에 눈이 가는게 아닌가? 잊었니 불렀던 가수 H 현승민입니다. 파닭 맛있게 드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라는 인사글귀와 함께 그의 사진이 붙어있든 치킨집 전단지. 그의 얼굴은 알지 못했었기 때문에 낯설었지만, H와 잊었니라는 노래는 굉장히 낯이 익었었다.


아이리버 MP3플레이어 두 개와 큐리텔, LG 슬라이드폰 두 개를 쓰는 동안 H - 잊었니.mp3 파일은 '잊지 않고' 꼭 옮겨왔던 것 같다. 오래도록 함께 해온 그 노래의 주인을 직접 만난 것은 아님에도 너무 반가운 기분이 들었다. JTBC 유현준 연출, 유재석, 유희열, 김이나, 산다라박 출연의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은 아마 이런 반가움에서 착안한 프로그램일 것이다.



유재석의 충격의 종편행 기사가 돌고, 2015년 8월 19일과 26일 그 실체가 드러났다.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을 찾아서라는 이름으로. 난해한 제목과 구성에, 그래도 유재석이라는 이름 믿고 시청했지만, 파일럿 프로그램은 정말로 엉망 그자체였다. 


투유 프로젝트의 유재석 유희열이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인지, 슈가맨을 찾아서의 슈가맨이 주인공인지, 슈가맨을 찾는 추적자가 주인공인지 알 수 없는 난잡한 프로그램이었다. 추적과정이? 슈가맨 인터뷰 자랑배틀이? 역주행송이? 역주행송을 부르는 아이돌이? 온갖 좋다는 것은 다 꼽아놓은 이 프로그램은, 그 좋다는 것들이 하나도 좋게 작용하지 못하면서 슈가맨 핵노잼이라는 연관검색어까지 만들어냈다.



개그맨 박수림으로 유명했던 '사람찾는 프로(우리 할머니가 말하길)' KBS TV는 사랑을 싣고와 갇은 코너도 있었지만, 인간사 보편적 감성을 자극하는 이 프로그램과 다르게, 슈가맨은 전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으며, 무한도전 토토가,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의 감동을 떠올리기엔 너무 잊혀진 노래를 들고왔다. 

유재석 홀로, 무한도전에서 익히 봐온 감탄하고 놀라는 모습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쥐락펴락 하고자 했으나, 방송력, 예능력이 떨어지는 다른 MC와 패널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출연자들도 아무도 진심으로 놀라지 않는데 시청자들이 어찌 놀라겠는가. 추적과정마저도 유희열이 박준희의 남편을 알고 있는 등, 잊혀진 사람을 찾아낸다는 과정에서 진실성이 없었다.


... 라는 글을 파일럿 방영 시점에서 쓰려 했으나, 미루고, 밀리고 보다 보니 오늘까지 밀리고 말았던 것이다. 20일 화요일에 계획하기를, 21일 수요일엔 (이미 한참 늦었지만) 이제라도 쓰자는 계획이었는데, 곧 그날이 첫 정규편성인 것을 알아버리고 말았다. 이제 영영 못쓸 글이구나 생각했다. 준비한 글을 쓰기 위해, 방송을 보고 전혀 나아지지 않았기를 기대했으나, 그 기대는 무너졌다.


파일럿에서 지적되던 사항은 과감하게 날려버렸다. 슈가맨을 찾아서에서 찾아서를 날리고 슈가맨으로 이름을 바뀐것처럼, 쓸데 없이 시간 낭비하던 추적과정을 날려버렸다. 정말 깔끔해지고 볼만해진 프로그램이 되었다.


특히 1회 방송에는 미스터 투 Mr.2와 에이치 H 현승민이 출연했다. 위에서 언급했듯 H의 잊었니를 좋아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Mr.2의 하얀 겨울도 굉장히 좋아하는 노래다. 그래서 너무 재밌게 볼 수 있었다. 가수의 꿈을 가진 사람들이 노래를 하지 못하게 되는 사연도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여전히 슈가맨의 주인공은 슈가맨이 아닌 것 같다. 슈가송과 역주행송이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각 곡당 길게 5분씩 잡아서, 네 곡이니까 20분. 20분의 주요 장면을 보기 위한 과정이 (파일럿 때의 보기 싫은 코너만큼은 아니지만) 아직은 조금 약한 것같다. 


근황 아닌 근황 토크 후 비중이 공기가 되어버리는 슈가맨은 특히 신경써야할 문제다. 그래도 그 곡의 주인공들을 모신다는 프로그램인데, 이래서야 너무나 노골적인 원 히트 원더의 원 히트 빨아먹기 아닌가? 현재 패널들도 죽쑤고 있는 와중에, 연예계를 오랫동안 떠나 있던 사람을 소재로 방송을 이끌고 가기는 어렵겠지만 이거는 연출적으로 해결을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곡 팔아먹기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소리 안들으려면. 또한, 시청자가 잘 모르는 슈가송이 나오는 회차에서도 큰 재미를 주려면 말이다.



스타뉴스, '슈가맨', 정규 첫방..한층 정돈돼 돌아왔다(종합) (2015.10.21)

http://entertain.naver.com/read?oid=108&aid=0002467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