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아날로그 세계의 한글이 아닌, 디지털 세상 속에서의 한글을 다루는 이번 전시.
D55CAE00은 유니코드에서의 한글 코드명이라고 하네요.

코드명 D55CAE00가 뭔지 궁금해서 왔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국중박 옆에 있더군요

키보드는 타자기의 원리를 계승한 부분이 있죠.
알파벳이 한글자씩 가로로 이어지는 영어 등에 비해 (풀어쓰기)
자음과 모음, 받침이 혼합되어 한 글자가 만들어지는 한글은 (모아쓰기)
입력 기계로서도, 디지털 세상에서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키보드는 2벌식(두벌식), 3벌식(세벌식)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곳에 와서 4벌식(네벌식), 5벌식(다섯벌식? 오벌식?)이 있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알아보니까
이는 컴퓨터 속 디지털세상에서 한글을 구현하기 위함이 아니라,
종이에 직접 타이프하던 시절의 타자기 때문인데요.
(가끔 옛날 형사 드라마를 보면 클리셰처럼 연출되는 조서 치는 장면)

ㄱㄴㄷ와 ㅏㅑㅓ의 자음 모음, 두 벌(set)만 있으면 되지 않겠나 생각하실 수 있지만
가나다 처럼 받침이 없는것의 자음모음 모양과, 각낙닥처럼 받침이 있는 자음모음 모양은 위아래 길이가 다르죠
받침이 있는편이 없는편보다 짧습니다. 받침이 들어가야하니까요.

때문에 받침이 없는 자음, 모음, 받침이 있는 자음, 모음, + 받침 해서 5 벌(set)식이 개발된 것입니다.

4벌식은 받침이 없는 자음이나 모음 중 하나가, 받침이 있는 자음이나 모음으로 대체된 것으로 보이네요
지금도 컴퓨터 폰트를 보다보면, 아래 받침들어갈 공간을 비워놓은 폰트가 있는데요
아마 그러한 식이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초성 중성 종성에서, 초성에 들어가는 자음과 종성에 들어가는 자음(받침)은 그 위치가 아예 다르기 때문에
별개의 세트가 필요하고..
두벌식으로 만들면, 흔히 도깨비불현상이라고 하는, 다음 글자의 초성이 전 글자의 종성에 붙는 문제나
이를 해결 하기위해 스마트폰 핸드폰 삼성 천지인 키패드처럼, 계속해서 한글자가 끝났음을 인식시켜줘야하는
문제가 있죠.



표준타자기 기초교본
여러분도 이런 문서들 잘 놔두세요
얼마전에 한글과컴퓨터(한컴) 한글 워드프로세서 1.0 정품을 구한다는 광고가 뜨기도 했었죠. 현상금 걸고.

북한의 표준 키보드 배열은 우리와 달랐군요.
99년 남북 공동시안도 있지만, 채택할 이유가 없어 무산된 것으로 보입니다.


두벌식 자판의 히트맵, 얼마나 많이 눌려지는지 빈도수를 체크한 것인데요
요새는 ㅋㅋ도 많이 늘지 않았을까요?

배상민 작가의 노트북 옆에, 배상민 작가의 신작이 놓여있습니다.
광고같군요 ㅡㅡ
펄프픽션이 연산되는 제목 페이크픽션입니다.

유니코드에서 한글을 비롯한 각 언어의 문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영역을 나타낸 것입니다.
숫자로 밀어붙이는 한자가 가장 큰 영역을 나타내고 있군요.
자모조합에 따라 수많은 조합식을 가지고 있는 한글도 상당히 많은 영역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런식으로 해결되고 있지만, 컴퓨터 용량이나 적고 데이터 전달/처리 속도가 느리던 시절에는
한글의 약점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컴퓨터를 서양에서 만들어서 그런지 서양 언어체계에 유리한 것 같기도..


크게 세리프와 산세리프로 나뉘는 폰트들입니다.
요즘에는 정말 아름답고 예쁜 폰트들도 많아졌죠.
역시 영어에 비해 한글 폰트 개발이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글의 기본구조, 글자구성요소의 명칭입니다.
소리가 아닌 형태 디자인측면에서 접근한 것 같네요.


위가 한글 획에서의 명칭이었다면,
이것은 자음과 모음, 글자와 글자 사이의 거리와 위치에 관한 구조인 것 같습니다.



북한의 글꼴들

이 글씨는

김씨부인의 글씨라고 하는데요. 너무나 아름다워 눈길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김씨 부인의 글씨를 디지털 세상 속에 되살리기 위한 과정


정조의 글씨를 폰트로 만들기 위한 과정

이 엄청난 시대
온 인류는 지금
오늘을, 눈에 보이지도 않는
전자 속에서 살고 있는 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