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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iquetan 라이프로그/에세이 - 다시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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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도서관에서 인생 빌리기 ㅡ [에세이] 도서관에서 인생 빌리기 운이 안 좋았다. 자려고 누워있다가 갑자기 생각이 떠올라서 어떤 책을 찾았다. 잘 시간인데도 한참을 찾다가, 여기에도 없으면 없는 것이겠지 하고 마지막으로 살펴본 곳에서 그 책을 찾을 수 있었다. 책을 꺼내는데 잃어버린 MP3 플레이어가 딸려 나왔다. 여기 있었구나. 언제 잃어버렸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먼지가 달라붙어 있었다. 전원을 켜고 저장되어있는 노래를 재생시켰다. 다른 예술 장르와 비교했을 때 음악만이 가진 단점은 잠을 잘 시간에 곧잘 부각된다. 책이나 영화는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두 시간은 봐야 하니까 잘 시간엔 엄두를 안 내게 된다. 그림은 한 작품에 5초면 다 보니까 금방 보고 자도 된다. 그런데 음악은 5분이다. 5분 정도는 늦게 자도 될 법하면서도..
[에세이] 피씨방의 추억 - 나와 닮은, 너와 닮은 ㅡ [에세이] 피씨방의 추억 - 나와 닮은, 너와 닮은 1. 우리나라에 피씨방이 처음 생기기 시작하던 시절. 그러니까 아마 약 20여 년 전, 그때 우리 동네 피씨방 요금은 지금보다도 더 비쌌었다. 지금은 한 시간에 천 원도 안 하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그 시절 우리 동네 피씨방에선 게임을 하기 위해 한 시간에 이천 원을 내야 했다. 초등학생 둘이서 어떻게 어떻게 겨우 각 이천원씩을 마련해가지고, 피씨방 사장 아저씨에게 드린다. 그러면 그 돈을 받은 아저씨는 포스트잇에 지금 시간을 펜으로 적고, 지금으로부터 한 시간 후 시각을 펜으로 적었다. 그러니까 그때까지만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지금은 게임을 게임답게 하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다. 초등학생 친구 둘이서 피씨방에 가서 스타크래프..
[에세이] UD ON ㅡ [에세이] UD ON 청량리 성심병원 정류장에서 버스를 내렸다. 내려 걸으며 식사할 곳을 찾았다. 마땅한 곳이 없었다. 술집 아니면 고깃집. 혼자 들어가 간단하게 밥 먹고 나오기에는 망설여지는 곳들이었다. 계속 길을 가다가 '마카나이'라는 일식집을 발견했으나, 대학생들로 가득 차 들어갈 곳이 없었다. 길을 돌려 다시 내려가는데 'UD ON'이라는 집을 발견했다. 방금 걸었던 길인데, 아까는 발견하지 못했던 곳이다. 바로 옆 가게와 달리, 이 식당은 손님이 하나도 없었다. 나는 이 식당에 들어가기로 했다. 할머니도 아줌마도 아닌 사람이 나를 맞아주었다. 나는 뭐가 맛있냐고 물었다. 나가사키 우동도 잘 나가고 유부우동도 잘 나가고 닭볶음덮밥도 잘 나간다고 했다. 밥이 먹고 싶어서 닭볶음덮밥을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