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과학적인 게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리뷰
2015년 6월 3일 정식서비스를 개시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 게임트릭스 7월 15일기준 155주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는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에 제동을 걸 수 있을까요?
리그오브레전드 팬 여러분께는 굉장히 죄송한 이야기이지만, 정말 어쩔 수 없이, 너무나도 압도적인 게임이기 때문에, 롤과의 비교와 롤에 대한 비판이 있는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1. 블리자드 올스타즈
태권도와 레슬링이, 유도와 무에타이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그에 대한 궁금증이 UFC를 낳았고, 료 사카자키와 테리 보가드의 승부에 대한 대답으로 SNK의 더 킹 오브 파이터즈(KOF)가, 스파이더맨과 류의 대결은 캡콤의 마블 vs 캡콤으로 성사되었습니다. 이처럼 이종간의 경쟁은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매력적인 컨텐츠입니다.
이 매력적인 컨텐츠를 그냥 남의 일만으로 놔둘 수는 없겠죠.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자사의 3대 IP, 워크래프트 시리즈, 디아블로 시리즈,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영웅들을 한 데 모아, 일종의 올스타전인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제작했습니다.
같은 AOS(DotA-like, MOBA, ARTS) 장르의 경쟁자인 밸브 코퍼레이션의 도타2와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에도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위에서 말한 이종 대결의 욕구는 충족 시키지 못 할 것입니다. 도타2의 영웅, 리그 오브 레전드의 챔피언, 그들에게 아무리 멋진 배경 스토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실제로 '영웅'은 아니니까요. 그냥 캐릭터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하 히오스)에 참전하는 영웅들은 진짜 영웅입니다. 워크래프트에서, 디아블로에서, 스타크래프트에서 우리들과 함께 싸웠던, 우리가 일일히 배경스토리를 찾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는 진짜 영웅 말입니다. 블리자드는 사람들의 욕망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곳을 찔렀습니다. 푹.
2. 플레이 이지
블리자드의 게임 개발 철학은 '배우기는 쉽되 마스터하기는 어렵게' 입니다. 그들의 인터뷰를 보면,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가 중심 철학이 아닌가하는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요. 어쨋든 실제로 블리자드의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플레이하기 굉장히 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저 인터페이스가 굉장히 깔끔하고 직관적이게 설계되어 있음을 알 수 있죠. 장르의 선구자가 되기 보다는 이미 나온 게임들의 장단점을 분석하여 마치 '시스템 올스타'적인 게임을 만들기 때문에 게임하기가 매우 편합니다.
블리자드의 이런 철학은 히오스의 개발 중 '공격 속도'는 공격력의 또 다른 표현이다, '방어력'은 HP의 다른 표현이다'라며, 캐릭터 능력치를 단순화하겠다는 인터뷰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히오스 정식 출시 시점에서 공격 속도 등의 개념을 완벽하게 제거하지는 않았지만요.
6분 45초 쯤에 관련 발언이 나옵니다.
2-1. 막타와 아이템, 골드와 스킬 레벨
히오스에는 막타(크립 스코어, CS)가 없고, 아이템이 없고, 골드가 없습니다. 스킬 레벨도 없습니다. 일반적인 AOS에는 다 있는 그 개념이 없습니다. 이것들은 모두 '일정 포인트를 얻어 캐릭터를 강하게 한다'는 프로세스입니다. 경험치를 얻어 레벨업 해 캐릭터의 능력치를 강화시키고 스킬 트리를 올린다, 골드를 얻어 아이템을 구매한다. 개념적으로 해체시켜 놓고 보면 다를 게 없는 것들입니다. 히오스에서는 이것들을 왜 없앴을까요? 이것들이 왜 문제가 될까요?
여타 AOS에서는 스킬 트리는 물론이고 아이템 트리와 아이템의 가격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각각의 캐릭터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캐릭터마다도 아이템이 다르고, 상대방의 캐릭터가 무슨 아이템을 구매하는지, 어떤 아이템 트리를 타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아이템도 그냥 사는 것이 아니라, 아이템 합성에 따라 다른 아이템을 만들어 낼 수도 있으니 이 과정도 외우고 있어야하죠. 아이템의 종류가 너무 많기 때문에 카테고리별로 나누어 선택하고, 이름을 검색해 구매하기도 해야합니다. 심지어 아이템을 구매하러 기지로 돌아가야하는 것까지. 초심자에겐 너무나 불편한 '진입 장벽'입니다.
왜 도타2와 롤에는 이런 불편한 개념이 있을까요? 이 게임들의 출발점에 있던 워크래프트3의 유즈맵, 도타가 워크래프트3의 시스템을 그대로 따라갔기 때문이고, 도타2와 롤은 유즈맵 도타를 그대로 따라갔기 때문입니다. 워크래프트3는 RPG적 요소가 가미된 RTS, 실시간전략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워크래프트3는 RPG에서의 몬스터를 사냥하는 재미를 주기 위해 중립 몬스터인 크립을 배치했습니다. 기지 발전과 생산, 확장에 이점을 주기 위해 크립을 사냥하면 자원인 골드를 줍니다. RPG에서의 영웅 성장 같은 재미를 주기 위해 아이템과 영웅 레벨업에 따른 스킬 트리를 제공합니다. 이것은 워크래프트3에 정해진 시스템이기 때문에, 이를 벗어나기 어려운 유즈맵의 특성상 이것을 그대로 계승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독립적인 AOS게임들에도 그대로 이어진 것은 문제입니다.
막타도 마찬가지입니다. 워크래프트3에도 막타는 있었지만, 1:1 경기가 주가 되고, 굳이 빼앗기지 않는 이상 막타를 먹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 때는 막타가 있어도 아무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5:5 경기가 기본이고, 심지어 아군에게도 막타를 빼앗길 수 있는 AOS의 막타는 초심자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로 다가옵니다. 적이 있으면 빨리 해치워야 할 것인데, 아군이 막타를 먹도록 공격을 멈추어야 한다니요. 킬을 먹어서는 안되는 캐릭터가 실수로 킬을 먹기라도 한다면, '아니 XX 뭐함?' 이른바 '아니시에이팅'이 날아오죠.
앞서 말했듯 히오스에는 이런 개념을 없앴습니다. 골드와 아이템과 스킬 트리가 없는 대신, 경험치를 얻어 레벨업을 하고 그 때 그 때 주어지는 특성을 선택하면 됩니다. 기지로 돌아가지 않아도 됨은 물론입니다. 미니언이 죽을 때 근처에만 있어도 내가 강해지기 위한 포인트, 경험치가 오르고, 레벨업 마다 몇 가지 정해진 특성을 고를 수 있습니다. 게임을 위해 공부를 안해도 아예 할 수 없는 것이 아니죠. 히오스는 개념들은 단순하게 통합 하고, 프로세스는 유지했습니다.
막타에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막타가 있기 때문에 생겨나는 디나이 개념 때문이죠. 상대가 막타를 먹지 못 하도록 아군 미니언을 죽이기도 하고, 멀리 쫓아내기도 합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의 내셔남작(바론)스틸은 게임에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합니다. 이런 재미를 유지하기 위해서 히오스에서도 노력을 했는데요. 멀리 쫓아내는 것은 당연히 가능하고, 용병과 오브젝트는 일정 시간 동안 점령하고 있어야 발동하는 것으로 해결했습니다. 단순화하되 그 재미는 최대한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2-2. 더 쉽게 할 수 있는 게임을 위해
모든 캐릭터를 확인해보지는 못 했지만, 최소한 제가 해 본 캐릭터들은 일종의 클릭 보정이 기본으로 들어가 있었습니다. 타겟팅 스킬의 경우 꼭 그 캐릭터를 클릭하지 않아도 너무 엇나가지만 않으면 정확하게 스킬을 사용할 수 있더군요. 논 타켓팅 스킬의 판정박스도 상대적으로 크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리 리 등의 캐릭터는 아예 오토 타겟팅 스킬을 가지고 있죠. 힐 스킬을 누르기만 하면 근처에 있는 가장 체력이 적은 캐릭터을 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막타를 없앴기 때문에, 한 방에 죽을 수 있는 체력, 이른바 딸피를 보고 있지 않아도 됩니다. 집중해 신경써야할 것이 한 가지 없어졌기 때문에, 한타 때 캐릭터가 더 잘 보이고, 맵도 잘 보이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작은 움직임도 살펴야 함과 동시에 맵 전체의 상황도 알아야 하는, 너무나도 많은 피지컬을 요구하는 AOS의 단점을 해결한 것이죠.
체험해보기를 통해 캐릭터를 구매하지 않아도 미리 경험할 수 있습니다. 경우의 수가 무한대로 흘러가도록 놔두지 않았기에, 체험해보는 것만으로도 어느정도 캐릭터의 감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해보지 않은 캐릭터를 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공략부터 찾아야하는 타 AOS와 다른 점입니다.
캐릭터에 전사, 암살자, 지원가, 전문가 등의 태그와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블리자드 클래식 등의 카테고리가 있는 점도 작은 점이지만 초보자에게 친절한 구성입니다. 백가지가 넘는 캐릭터의 초상화만 던져주고 할 것을 고르시오 하는 것보다는 훨씬 친절하죠. 캐릭터의 스킬과 특성 트리도 게임 내에서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빠른 대전에서, 내가 하고 싶은 캐릭터를 먼저 고르고 게임을 찾는 시스템 덕분에, 내가 하기 싫은 캐릭터, 내가 모르는 캐릭터를 강요 받지 않아도 되고, 내가 하고 싶은 캐릭터를 하기 위해 싸우지 않아도 됩니다. 캐릭터의 포지션을 미리 알지 않아도 시스템에서 알아서 조합을 맞춰주기 때문에 그냥 하면 됩니다. 그것은 게임이 조금 익숙해지면 해금되는 영웅리그부터 고민해도 됩니다.
2-3. 분쟁을 조장하지 않는 시스템
위 첨부한 영상의 18분 20초부터 나오는 내용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개발자 입장에서 분쟁을 조장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책임감이 들었다. AOS는 팀 게임이기 때문에 모두의 실력이 똑같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 중 많은 분쟁과 블레임이 생기게 되고, 이 또한 비교적 게임을 잘 하지 못하는 초심자에게는 크나큰 진입 장벽입니다. 즐거우려고 하는 게임에서 누가 욕을 먹고 싶을까요? 분쟁을 아예 제거 할 수는 없지만 블리자드는 그 분쟁을 최소화 하고자 했습니다.
킬 수는 공동으로 기록됩니다. 열심히 게임에 참여하면 똑같이 킬 수라는 보상을 나눠 가집니다. 킬딸이니 킬 양보니 할 필요 없이 그저 전투에서 이기기만 하면 됩니다. 팀 게임은 팀의 승리이지 개인의 승리가 아닙니다. 이것을 게임 스코어에서 알려줍니다. 타 AOS에서는 '캐리'라고 불리는 개인의 승리로 부르기 좋은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히오스에서는 팀이 레벨을 공유합니다. 타 AOS에서는 성장에 실패한 캐릭터는 그 자체로 짐이 되기도 합니다. 상대팀 입장에서는 걸어다니는 보너스가 되는 것이죠. 그 보너스가 된 유저는 게임이 끝날때까지 고통을 받게 되고, 팀도 패배로 가까워집니다. 그러나 히오스에서는 팀이 레벨을 똑같이 공유하므로 실력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살아있는 것만으로 도움이 됩니다. 실력이 부족한 유저가, 혹은 그 유저가 속한 팀이 게임을 포기하게 하기보다는, 끝까지 해볼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이죠.
타 AOS를 하면서는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이기기 위한 게임이 아니라, 우리 팀의 패배는 예정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 내가 가장 잘했다는 것을 인정받기 위한 게임이다. 게임 결과창 채팅에서 상대 팀에게 '그래도 내가 제일 잘 하지 않았음?'하고 묻는 장면, 여러분도 많이 보셨겠죠? 우리 팀에서 누가 가장 못하나를 지켜보다가 패배의 원인을 그 플레이어에게 모두 전가하는 게임. 나는 잘 했는데 팀 때문에 진 게임. 시작하자마자 질 핑계부터 찾는 게임. 이게 게임인가요?
한 유저의 성장이 더디는 것은 막았지만, 상대 팀에 비해 우리 팀의 레벨이 뒤지는 것은 막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레벨이 뒤지고 있는 팀에게 경험치 보너스를 줌으로써, 이미 패배를 확정짓고 누가 잘못 했는가를 따지기보다 역전을 노리는데 집중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히오스는 실제로도 비교적 역전이 자주 나오는 게임입니다. 이기고 있는 팀 입장에서도 끝까지 방심하지 못하게 하는 요소입니다. '상대가 너무 못 해서 재미 없다.' 이런 말을 안 해도 되는 것입니다.
히오스의 모든 게임은 평균적으로 20분에 끝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탈것과 재생의 구슬, 치유의 샘 등의 존재가 유저를 전장에 빠르게 투입합니다. 타워는 탄환에 제한을 가지고 있고, 모든 공격스킬에 피해를 입습니다. 이런 것들이 가장 핵식점인 재미인 전투를 활발하게 일어나게 하고 게임이 빨리 끝나도록 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게임이 심하게 불리하더라도 오랜 시간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30분에서 길게는 한 시간정도까지 지속되는 게임에서는 한 경기를 패배하는 것이 한 시간짜리 스트레스로 다가옵니다. 그러나 히오스는 경기 시간이 짧기 때문에 돌이킬 수 없이 불리하더라도 금방 다시 한 판 하면 됩니다. 거기다가 역전의 요소도 있으니 '어차피 질 게임'을 억지로 끝날 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죠.
전체 채팅도 없습니다. 전체 채팅, 상대방에게 좋은 말을 건넬 수도 있겠지만, 이런 모습 보기가 쉽지 않죠. 전체 채팅은 상대방을 조롱하는 데 쓰입니다. 분명 순기능도 있겠지만, 역기능이 많습니다. 당연하게 있던 모든 요소들을 하나하나 고려해서 남겨둘 것은 남겨두고 없앨 것은 없앴습니다.
게임은 즐거워야 합니다. 히오스는 게임입니다.
3. 마스터 하드
초보와 고수가 실력차가 나지 않는다면 게임을 해서 얻는 성취감도 적을 것입니다. AOS 장르 자체를 굉장히 단순화했기 때문에, 경우의 수도 적고 그냥 미니게임같이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블리자드는 시작은 쉽게, 그만두는 것은 쉽지 않게 만듭니다.
3-1. 전장에 의한 변수
실질적으로 단일한 전장에서만 게임이 이루어지는 타 AOS와 다르게, 히오스에는 현재 용의 둥지, 블랙하트 항만, 저주받은 골짜기, 죽음의 광산, 공포의 정원, 하늘 사원, 거미 여왕의 무덤, 영원의 전쟁터 등 여덟 가지 전장이 존재합니다. 각 전장은 아예 다른 전장입니다. 레인의 수가 다르고 오브젝트를 활용하는 방법도 다릅니다. 각 플레이어들의 전장 별 전적을 살펴보면, 전장마다 승률에 차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잘 하는 맵이 있고 못 하는 맵이 있다는 것이죠. 전장이라는 하나의 경우의 수를 더 더해 게임 마스터가 되기 위해 도전해야할 요소를 추가했습니다. 영원의 전쟁터는 그 중에서도 디아블로 컨셉을 가진 전장인데요. 맵 까지IP를 활용한, 올스타 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잃어버린 사원(로스트 템플)같은 유명 전장들도 추가되면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입니다.
오브젝트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팀이 선택해야할 전략도 많아집니다. 상황에 따라 무엇을 내주고 무엇을 얻어야할지 그 전략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레인에서 안정적으로 경험치를 얻을 지, 상대방을 암살하기 위해 시도할지, 빈 곳을 노려 공성을 할 지, 그리고 오브젝트나, 용병을 얻을지 말입니다. 용병도 공성에 특화된 공성 거인과 레인 클리어에 유리한 투사, 얻기도 어렵지만 그만큼 강력한 우두머리까지 무엇을 활용할지 고민해야합니다.
3-2. 캐릭터에 의한 변수
한 게임에 총 10종의 캐릭터가 참여한다는 것은 AOS의 기본적인 특징입니다. 10종의 캐릭터에 어떤 캐릭터가 있냐 없냐에 따라서 게임이 달라집니다. 이것은 AOS가 가진 가장 큰 변수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캐릭터 조합에 따라서 전략을 달리해야 승리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 출시 초기로 타 AOS보다 적은 현재 39명의 영웅만이 있지만, 이것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이고. 영웅의 스타일이 다양하다는 것은 앞으로 기대되는 요소입니다. 막타가 없고 레벨을 공유하기 때문에 아예 전투에 참가하지 않는 영웅도 있습니다. 아바투르가 대표적인데요. 아바투르는 기지 안쪽에 안전하게 위치하면서 맵 전체를 관장합니다. 죽어도 큰 피해가 없는 영웅도 있습니다. 머키가 그 예가될 수 있을 것입니다. 타 AOS에 없는 이런 형태의 영웅이 새로운 변수를 만들어 냅니다. 내가 플레이 하지 않아도, 팀에 이런 캐릭터가 속해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서 전략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정 캐릭터의 성장 여부에 따른 강함과 약함이 부각되지 않기 때문에, 어느 게임보다도 맵컨트롤과 포지셔닝이 중요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히오스는 시야 와드도 없는 관계로 많은 경험을 통해 상대방의 위치를 예측해야하고, 지형지물을 활용해야합니다. 이것은 명시적으로 나타나는 변수는 아니지만 게임에 더 크게 작용합니다.
혹자는 아이템이 없기 때문에 경우의 수가 한정된다고 말하지만 저는 이것이 허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경우의 수에 따른 밸런스를 확실하게 맞출 수 있다면 긍정할 수 있겠지만, 아무리 아이템이 많아도 실질적으로 쓰이는 것은 한정되어있지 않나요? 같은 논리로 따지면 히오스도 1,3,7,10,13,16,20레벨 각 레벨마다 선택할 수 있는 특성 경우의 수로, 가장 최소로 두 가지 특성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128가지 경우의 수가 존재합니다.
3-3. 리플레이와 꾸미기
기반이 되는 스타크래프트2에 리플레이가 있으니, 당연히 히오스에도 리플레이가 있습니다. 리플레이를 돌려보면서 승리 요인과 패배 요인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공부할 요소도 있는 것이죠. 짜릿한 역전승을 오래도록 보관해둘 수도 있으니 더욱 좋습니다. 스코어와 전적으로만 남는 게임이 아니라 플레이와 경기 내용 자체가 그대로 기록되는 게임입니다.
타 AOS과 특별히 구분되는 요소는 아닙니다. 그러나 꼭 있어야 하는 요소이죠. 바로 스킨을 통한 꾸미기 요소입니다. 영웅의 스킨과 탈것의 스킨을 분리해둠으로써 모아야할 (혹은 돈을 지출해야할)요소가 하나 늘었습니다. 도타2만큼 세세하게 구분되어 다양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름 괜찮은 모으기 요소입니다. 원작에서 탈것을 타고있던 영웅들도 히오스에서는 탈것을 타고 있지 않으니, 티란데에게 호랑이를 붙여 프리스티스 오브 더 문을 재현한다든가 하는 재미도 볼 수 있습니다.
4. 있을 것 다 있으니 당연히 단점도 있다.
히오스는 기대를 모은 것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지는 않습니다. 초심자를 위한 여러가지 배려가 있지만, 50%에 근접하는 PC방 점유율을 가지고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유저들은 이미 리그 오브 레전드의 진입 장벽을 넘은 사람들이죠. 굳이 동 장르의 히오스 쪽으로 넘어올 동기가 강하지 않은 것이죠. AOS를 하고자 하지만 아직 잘 못하는 유저가 많을 때 히오스의 장점이 발휘되는 것인데, 타이밍이 조금 늦은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유저 풀이 적기 때문에, 유저 매칭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이른바 큐를 돌리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은 물론(못 참을 정도는 아니지만), 나와 실력이 비슷한 유저들만 모아 경기를 매칭할만큼 표본이 많지 않기 때문에, 팀 구성이나 상대 팀의 실력이 들쭉날쭉 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유저도 적지만 캐릭터가 적은 것도 문제입니다.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이 경쟁 게임으로부터 뒤지는 데 변명을 만들어 주지는 않습니다. 타 AOS에 비해 너무 영웅이 적은 면이 있습니다. 적은 캐릭터는 경우의 수를 적게 하고, 게임을 빨리 마스터하게하여 금방 질리게 만듭니다. 전장이 다르니까 게임이 달라지긴 하지만, 같은 영웅으로 인해 계속해서 이전게임과 비슷한 게임을 하게 된다면 지겨울 수 밖에 없죠.
이런 것들 때문에 히오스의 다양한 장점이 작용하지 못하고, 가려놓은 단점이 부각되는 느낌이 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유래없이 강력한 경쟁자가 있는 만큼, 빨리 해결해야할 것입니다. 첫 번째 확장팩인 영원한 분쟁이 공개되었음에도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것은 위기로 해석해야합니다.
개인적인 취향 차이일 수 있겠으나, 비디오 이펙트나 오디오 이펙트가 약하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디아블로2까지의 2D시절 블리자드 게임은 그래픽과 사운드가 뛰어나다고 느꼈지만, 워크래프트3부터의 3D 시절 블리자드 게임은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히오스에서도 스킬의 강함이 감각적으로 구분되지 않는 느낌이 있습니다. 약해보이는데 수치상으론 쎈 것들이 있죠. 오감을 자극하는 것도 재미의 한 요소인만큼 더욱 발전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스타를 만들지 못 하는 시스템도 때에 따라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팀이 모든 것을 공유하는 만큼 개인의 성취감은 적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공성데미지, 영웅데미지, 힐량, 받은데미지 총량 등의 스코어가 있지만, 실질적으로 플레이어의 실력을 가늠하는 수치로 사용될 수는 없습니다. 굉장히 어렵겠지만 유저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성취감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히오스는 밸런스를 맞추기 쉽게 설계된 게임입니다. 어떤 영웅이든 어떤 아이템을 설치할 수 있는 타 AOS는, 컨트롤 할 수 없을 정도로 경우의 수가 많기 때문에, 아이템 수치 하나의 조정에 따라서 밸런스가 완전히 바뀔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히오스는 영웅 하나에 특성이 정해져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밸런스를 맞추기가 비교적 쉬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히오스 통계사이트인 HOTS LOGS를 보면 기대만큼 밸런스가 맞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밸런스가 맞는다면 더 다양한 캐릭터 조합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알파 시절부터 정립된 게임 전략에 따라, 팀에 지원가 몇 명, 암살자 몇 명 하는 식으로, 어떤 캐릭터와 어떤 캐릭터를 조합하는 식으로 메타가 고정되는 경향이 있는데, 밸런스가 5:5에 가까워질 수록 더욱 다양한 조합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아직까지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죠.
위에서도 이야기했듯 맵의 여러 요소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기반은 만들어져 있지만, 그 중요도와 이점에 따라 모든 전장이 메인 오브젝트 싸움에 치중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맵 오브젝트와 용병, 공성, 암살 등에 비슷한 비중을 두어 다양한 전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5. 과학적인 게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생각이 많았습니다. 이야기할 것이 많았습니다. 길고 부족한 글 여기까지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말씀을 드립니다. 읽다 지쳐 넘기신 독자분들께 죄송합니다.
이 게임이 과학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모든 요소 하나하나가 세심한 고민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 목표는 즐겁게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입니다. 캐릭터 등의 컨셉부터 UI, 플레이, 승패까지, 히오스는 즐겁게 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내가 아는 어떤 영웅에 새로 추가된다는 소식은, 모임에 오랫만에 옛 친구가 나온다는 소식처럼 즐겁습니다.
게임이 재미만 있으면 끝이지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게임을 통해 세상 사는 법을 배울 수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게임을 하면서 질 핑계를 찾고, 패배의 책임을 묻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게임이 불리한지 아닌지 눈치만 보다가 닷지하고 던지고 게임을 포기하기 보다는, 유리해도 방심하지 않는, 불리해도 극복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포기하지 않는. 스토리가 있었던 예전 게임은 스토리로 메시지를 전달 했지만, 스토리보다도 팀 플레이가 중시되는 현대의 온라인 게임에서는 플레이로 이런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게임이 게임 이상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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