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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siquetan 보듣만고생/그리고생각한것들

이성과 그냥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네이버 블로그씨가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이성과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ㅡ이성과 그냥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이렇게 답변하고 싶네요.

그러면, 동성과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현대적인 시각으로, 친구와 사랑에 성별은 관계가 없다고 봐야겠죠.


요즘은 참 성별 때문에 노이로제 걸릴 것 같은 시대입니다. 

이성은 이성이라는 이유로, 동성은 동성이라는 이유로, 남성은 남성이라는 이유로, 여성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엄청난 전쟁이 벌어지고 있죠? 그 어느 때보다 성별과 관련한 논쟁이 주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만큼 논쟁이 허용될정도로 과거에 비해 성별에 대한 장벽이 무너졌기 때문에, 그래서 발생한 과도기적인 측면이라고 본다면 긍정적이지만,

그 내용과 방법이 지나치게 부정적이라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마음이 언짢습니다. 맞는 말도 듣기 좋게 하는 방법과 듣기 싫게 하는 방법이 있으니까요.



이성과 친구가 될 수 없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1. 연인으로 발전하는 과정에 친구 단계가 있기 때문에

2. 주변 사람들의 참견 때문에


연인으로 발전하기 전에는 친구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친구 단계는 그저 중간 단계라고 인식된다면 이성간에는 연인 or Not의 관계만 성립한다고 여겨질 수 있습니다. 내 지인이나 친구를 연인의 전단계로 착각하거나 오해받을 소지가 있는 것이죠.

(나이나 위치를 떠나서) 시작부터 연인일 수는 없겠습니다. 일종의 탐색전도 필요하고, 꼭 사귈 것을 염두하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아니니까요. 반면에 친구라고 꼭 사귀게 되는 것도 아니죠.

근데 이상하게 이성 친구를 만날 때면, '얘는 여기까지야' 하고 선을 긋게 되죠. 선을 안 그어놓으면 마치 연인이 될 가능성을 열어둔 것 처럼 여겨지기도 하구요. 이성 친구는 연인의 전 단계라는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요?

옛 관점에서 동성 연애가 없다고 가정하고 생각해보았을 때, 동성 친구를 만날 때 '얘는 여기까지야'하고 선을 긋는다거나, 가능성을 열어두거나 이런 생각을 하지는 않죠. 그냥 만나면 만나는거고 친하면 친한거지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습니다. 애초에 연인이 될 가능성이 0%니까요.


이건 본인만 그렇게 생각하는게 아니라, 주변인들도 그렇습니다. 오히려 주변인들은 더 심한 것 같아요. MBC <우리 결혼했어요> 등의 가상 연애 예능이나, 드라마나 리얼 예능의 기사만 봐도 사귀라 마라 말들이 많은데, 실제로 아는 사람이면 오죽하겠습니까? 

정말 오죽합니다. 조금만 친하거나 자주 만나면 주변으로 부터 사귀느니 좋아하느니 하는 질문을 받게되고, 직접적으로 질문하지 않아도 당사자들 주변에 소문이 돌거나 쿵짝쿵짝하거나 하는 경우가 많죠. 사귀는거 아니라고 하면 사귀라고 부추기거나, 사귀지 말라고 하거나, 그럴거면 왜 만나냐고 하냐거나, 아주 참견이 심합니다.

요즘 말로 '오지랖 쩐다'는 말이 적절한데, 주변인 때문에 친구를 친구로 두지 못하고 괜히 어색하거나 서먹하거나 만나기 부담스럽거나 할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전 이것 때문에 연애해도 주위사람이나 페북에 알리기 싫어요.)


이러니까 남자든 여자든 이성 친구가 없고, 그런고로 연인이 없고, 또 그런고로 이성 친구 만날일 없는 애들이 끼리끼리 노는 와중에, 조금 알고 지낼만 한 사람이 생기면 '끼리끼리'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결판을 보게 만드는 악순환이 생기는게 아닐까 합니다. 이성 친구에도 빈익빈 부익부인가요?


그러니까 우리 그냥 무계획적으로, 비전 없이, 목적 없이 만납시다. 솔직히 목적 두고 만나는 사람이나, 짜증나게 선 쫙쫙 긋는 사람이나 비호감인건 누구한테나 그렇잖아요? 


우린 생각 없이 그냥 만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