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masiquetan 보듣만고생/그리고생각한것들

오늘, 시드 마이어의 문명5 출시

ㅡ오늘, 시드 마이어의 문명5 출시


2010년의 오늘, 9월 24일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게임은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이다" 1989년 게임개발자컨퍼런스에서 게임 개발자 시드 마이어Sid Meier는 이런 말을 합니다. 아마도 게임의 본질을 꿰뚫는 이 말이 혹자가 말하는 세계 3대 게임 개발자와, 3대 막장(?)제조게임을 탄생시킨 철학이 아닐까요? 2010년 9월 24일은 <시드 마이어의 문명>, 그 다섯 번 째 작품이 전 세계에 출시된 날입니다.


1. 시드 마이어

2. 현 시대 가장 빨리 미래로 가는 타임머신, 문명

3. 문명5와 한국


1. 시드 마이어의 시드 마이어


시드 마이어는 지인과 게임을 하다가, 게임의 완성도에 실망하며 내뱉은 "내가 이것보다는 더 잘 만들겠다"는 말이 계기가 되어 본격적으로 게임 제작자로 데뷔하였다고 합니다. 게임 제작자가 된 계기부터 범상치 않군요. 그렇기 때문인지 유저들이 자신의 게임을 가지고 MOD를 제작하는 것에 굉장히 관대하다고 하는데요. "'네'가 이것보다 더 잘만들겠다" 싶으면 만들어 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첫 번째 게임은 <스핏파이어 에이스>입니다. 당시 게임계에서 잔잔한 인기를 끌었다고 하죠. 여기에서 가능성을 읽은 그와 그의 지인-빌 스텔리는 계속해서 다음 게임을 내놓아, <헬캣 에이스>(1982), <나토 커맨더>(1984), <솔로 플라이트>(1984), <사일런트 서비스>(1985), <F-15스트라이크 이글>(1985), <건쉽>(1986) 등을 제작하게 됩니다. 플라이트/군사시뮬레이션 게임을 계속해 만들면서 명성을 쌓았던 것입니다. 


그러다 시드 마이어는 새로운 시도를 하기로 마음 먹습니다. 다른 장르의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바로 해적을 소재로한 게임입니다. 빌 스텔리는 그들의 회사 마이크로 프로즈의 정체성을 해치게 될 까봐 망설였지만, 이내 그 해결책을 찾게됩니다. 마이크로 프로즈라는 게임사의 정체성을 "장르"가 아닌 "제작자"에서 찾자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시드마이어가 만든 해적 게임은 <시드 마이어의 해적>(1987)이 되었고, 그 이후로 그의 게임에는 '시드 마이어의~'라는 이름이 붙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이름은 <시드 마이어의 문명>에도 이어지게 되죠.








2. 현 시대 가장 빨리 미래로 가는 타임머신, 문명


'문명하셨습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이 숨을 거두었다는 뜻의 '운명하셨습니다'에서 운을 문으로 바꾼 것이죠. 문명이라는 게임을 하게되면, 세상과 작별을 고할정도로 빠져든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문명을 해보면, '별 것 아닌데?', '별로 재미 없는데?'싶다가도 한 턴만 더, 한 턴만 더 하다가 수 시간이 지나고, 결국 날이 새는 경우를 자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화려한 게임은 아니지만, 위에서 시드 마이어가 말한 '선택'하는 재미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하는 것일까요? 그래서 문명은 곧잘 타임머신이라고 불립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으면 순식간에 시간이 흘러가 버리기 때문이죠. 안 좋은 표현으로는 막장제조 게임이라고도 합니다. 이 게임 하다가는 공부고 일이고 연애고 다 팽겨치게 된다는 뜻이죠.


3대 막장 제조 게임이라고 불리는 것에는, 시드 마이어의 문명 시리즈와, 풋볼 매니저,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이 있습니다. 전부 다 실시간이 아닌 턴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컨트롤의 여지가 없는 대신, 긴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생각하도록 짜여져 있습니다. 현 상황에서의 작은 선택과, 미래를 그리는 큰 판단을 말입니다. 이 게임들은 게임 중에 계속해서 선택할 것을 던져줍니다. 실시간 게임들은 쉬지 않고 머리를 굴리거나 컨트롤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종의 매크로 플레이가 필요한 구간이 설정되어 있기도 하지만, 턴제 게임들은 그런 것이 없는 대신 계속해서 퀴즈와 보기, 다시 말해 상황과 선택지를 줍니다. 하나를 선택하면 다음 하나를 선택하게 합니다. 그것이 반복되고, 우리는 거기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됩니다.


거기에 역사와 문명을 소재로한 시뮬레이션 게임인 <문명>은 사람이 궁금하게 만드는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창병을 생산하면 어떨까, 검사는 창병과 어떻게 다를까, 중세의 군사들은? 근대의 과학개발은? 미래의 예술은? 일단은 다 하나씩 만들어보고 조합해보고 순서를 배치시켜보게 만들죠. 게임의 방대함으로 인해 그것만 체험하더라도 시간은 엄청나게 흘러가버리고 맙니다.



3. 문명5와 한국


문명5는 이전까지의 시스템을 다듬어 초심자도 쉽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고, 익히 들어온 명성과 낮아진 진입장벽이 맞물려 엄청난 수의 유저를 확보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에 따라 정식으로 한국어화까지 되면서 국내에서 유행은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게 됩니다. 그 결과로 3백만장이 팔린 <문명4>와 비교해 두 배 이상의 수치인, 7백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게 되죠.


그리고 문명5의 발매 후 약 1년이 지난 2011년 8월 한국 문명과 세종대왕이 DLC로 추가됩니다.





누가 더빙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문명5에서의 세종은 특유의 어색한(?) 말투로 컬트적인 인기를 얻으며 문명5의 유명세에 날개를 달아주게 됩니다. 조선의 궁궐에 당도한 것을 환영하오 낯선이오, 아주 좋소, 가엾고 딱한 자로다! 등의 대사가 유명하죠. 한 번 들어보시면 왜 인기인지 알게 되실 것입니다.

또한 동해를 정확히 East Sea라고 표기한 것도 국내에서는 문명5에 호감을 갖게하는 요소였습니다.

경상북도 성주군 용암면 문명리 문명5(...)길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네이버캐스트 게임 개발자 이야기, 시드마이어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95&contents_id=48111


네이버캐스터 게임대백과, 시드 마이어의 문명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885&contents_id=180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