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masiquetan 보듣만고생/보고듣고만지고

손글씨의 가치 상승, 손힘 약해진 디지털 세대

ㅡ손글씨의 가치 상승, 손힘 약해진 디지털 세대


설문지 쓸 때, 카드 만들 때, 핸드폰 가입할 때, 그리고 시험 볼 때. 굉장히 어색함을 느끼는 분들이 꽤나 많이 계시겠죠? 저는 이렇게 펜을 잡고 제 이름과 글자들을 써내려가면서, 내가 정말 오래간만에 펜을 잡고 글을 쓰는구나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학교를 졸업하고나서는 펜이나 연필, 샤프를 돈 주고 사본 것이 언제였는지 생각도 나질 않네요. 물론 회사에서는 펜 같은건 그냥 주니까 그렇기도 합니다만...


손 글씨를 하도 안 쓰다보니까, 이제는 손의 근육이 약해져서, 손 힘이 약해져서 손글씨를 못 쓰게 된다고 합니다.


SBS, 손힘 약해져서..손글씨 못 쓰는 디지털 세대 (2015.10.09)

http://media.daum.net/culture/all/newsview?newsid=20151009204910512&RIGHT_HOT=R9



요즘 세대 뿐 아니라 요즘이라는 '시대' 자체가 손 글씨를 쓸 일이 많이 없죠. 따로 캘리그라피로 배우지 않는 이상 말입니다. 특히나 요즘은 컴퓨터 자판보다도 스마트폰의 터치키패드를 더욱 많이 사용할테니까요. 저장하기도 쉽고, 수정하기도 쉽고, 꾸미기도 쉽고, 모바일 디바이스로 인해 이제는 휴대까지 편해졌으니까 굳이 펜과 수정테이프와 종이를 들고다니며 글을 쓸 이유가 없습니다. 이제는 서명, 싸인도 공인인증서로 하는데요.



그러다보니까 사람들의 손 힘이 약해져서 이제는 손글씨를 쓸래도 엄청난 악필로밖에는 글씨가 안나온다고 합니다. 마치 우리가 처음 펜을 잡고 글씨를 한 자 한 자 써내려가던 그 유년시절처럼 말이죠. 대부분이 글씨를 날려쓰거나 글쓰기를 오랫동안 하지 못한다네요.


저도 대학시절에 느꼈던 것이, 시험 공부를 하는 것보다 커다란 시험 답안지에 답을 쓰는게 더욱 힘들었던 것입니다. 손이 너무 너무 너무 아파서 글씨 쓰기가 힘든데, 제한 시간은 있고, 또 교수님이 못 알아보시면 가차 없이 B가내리니, 글씨도 또박또박 써야하고 말이죠. 타자기라도 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습니다. 제 대학시절 성적표에 내린 B들은 모두 손글씨 때문입니다.(라고 믿고 싶습니다.)


많은 이와 글씨 쓰기의 사이가 멀어지고, 악필이 많아지고, 그렇지만 글씨를 쓰려는 욕구는 줄어들지 않나봅니다. 어떤 글씨 교정학원은 10여 년 전보다 수강생 수가 100% 이상 늘어났다고 합니다. 제 주위에서도 손글씨나 캘리그라피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구요. 페이스북에 그들의 글씨로 도배가 될 때도 있습니다.


글씨를 못 쓰는 사람이 많아질 수록, 달필의 희소가치는 높아지겠지요.


언젠가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매달 발아보는 고지서 같은 편지들이, 예쁜 손글씨로 작성되어 오면 어떨까? 네, 맞습니다. 그 때는 핸드폰 요금, 카드 대금 같은 것들을 편지로 받아보던 시절이었죠. 물론 디지털 인쇄가 주는 신뢰감은 조금 부족할지도 모르지만, 디지털 글씨에는 없는 사람냄새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SK텔레콤 같은 곳에서 달필가들을 대거 고용해 매달 요금 고지서 작성시키는 사무실 같은 것을 상상하기도 했죠. 그보다 손글씨에 더욱 가까운 폰트가 먼저 개발될 것 같긴 하지만요. 현재 정말 잘 쓴 손글씨 같은 폰트들도 많이 나와있지만, 어느정도 대조를 해 보면 금방 컴퓨터 글씨라는 것을 알 수 있죠. 나중에는 이런 폰트에도 랜덤성 같은 요소가 추가되어 컴퓨터글씨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게 하는 기술도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