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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새와 국새 이야기

ㅡ옥새와 국새 이야기





옥새와 국새, 역사나 시사 정보, 삼국지 게임 같은 것을 하다보면 종종 들을 수 있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 의미에 대해서는 확실히 알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옥새(玉璽)는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군주가 가진 고유의 도장을 말합니다.

군주가 옥새를 사용하는 것이 제도적으로 정착된 것은, 중국의 진시황 때부터로 알려져 있는데요.

도장이라는 것이 원래부터 개인이나 단체를 상징하는 물건인만큼, 군주제에서 군주의 도장인 옥새는 군주의 절대권위와 국가를 상징하는 물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전에 있었던 왕조를 멸망시키고 새 왕조를 수립한 사람이, 전 왕조의 옥새를 빼앗아 사용하는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

삼국지연의에서도 옥새가 대단한 아이템인 것처럼(대단한 아이템 맞지만) 다뤄지죠. 


옥새가 이렇게 대단한 힘을 가진 것은, (제 생각이지만) 군주의 진위를 가릴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파발이 와서 군사를 출병하라 하는데, 그 사람의 말을 믿을 수 없습니다.

파발이 건네준 문서를 보니 옥새가 찍혀있습니다. 그제서야 '아 황제의 명이 맞구나' 알 수가 있는 것이죠.


전 왕조의 옥새를 계속해서 사용하는 것도, 통신과 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적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넓은 중국 땅덩어리에서 왕조가 바뀌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쉽지 않은데, 새로 생긴 옥새 모습을 보급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겠죠.

그냥 전에 사용하던 옥새를 빼앗아 사용하는 편이 훨씬 편했을 것입니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옥새 대신 국가를 상징하는 국새를 사용합니다. 역시 주로 아시아권에서의 전통이죠.

현재 국새는 외교조약 등의 국가 중대사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 중요성만큼 국새의 제작에 대통령령 규정이 만들어져 있을 정도로 까다로운 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인면은 10.1센티미터의 정방형', '재질은 금으로 하되, 경도를 감안해 은, 구리 및 아연의 합금으로', '국새의 인문은 "대한민국"의 네 글자를 한글로, 가로로 새긴다', '글자는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자체로 한다' 등이 있죠

국새의 사용에도 규정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헌법개정공포문의 전문', '대통령이 임용하는 공무원 임명장, 대통령으로부터 임용권을 위임받은 장관이 임용한 공무원의 임명장', '훈장증과 포장증', '대통령 명의의 비준서 등 외교통상부장관이 날인을 요청하는 외교문서' 등이 그것입니다.


대한민국은 현재 5대 국새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손잡이(인뉴)를 용 모양으로 한 1대 국새는 현재 분실 상태.

인뉴가 거북이인 2대 국새는 여러가지 점에서 격이 떨어진다는 비판에, 현재는 사용하지 않고 국가기록원에서 보관 중

인뉴가 봉황인 3대 국새는 사용 도중 금이가서 폐기하고, 역시 국가기록원에서 보관 중.

역시 봉황으로 장식된 4대 국새는, 제작 과정에서 횡령 및 사기 혐의가 제기되고, 국새에 제작단장의 이름을 새겼다는 사실이 밝혀져 폐기.

봉황 두 마리가 무궁화를 감싸과 있는 모양으로 제작된 현재의 5대 국새가 2011년 10월 4일부터 현재까지 사용 중입니다.

3대 국새처럼 균열이 생기지 않도록 이리듐을 추가로 첨가했다고 하네요.


연합뉴스, <국가기록원 창고로 들어가는 '민홍규 국새'> (2010.11.23)

http://www.yonhapnews.co.kr/politics/2010/11/22/0505000000AKR2010112219020000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