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핸드폰 없던 시절의 약속
차 한대 가격이 500만원 하던 88년 대한민국, 당시 최초로 출시된 휴대폰은 400만원에 팔렸었죠.
그러던 핸드폰이 삐삐와 시티폰을 거쳐 90년대 후반 대중화되었고, 이제는 1인 1핸드폰 시대가 되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핸드폰을 두개 세개 사용하기도 하시죠.
어쨌든 그 사이에 핸드폰은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성장했습니다.
핸드폰 없었던 시절에는 어떻게 살았나 싶죠.
핸드폰 없던 시절엔 친구와 약속을 어떻게 잡았는지, 떠올려보았습니다.
1. 얼굴보고 만났을 때 약속잡기.
아마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방법이 아닐까... ㅋㅋ
학교나 회사, 혹은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났을 때 약속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 약속에 나가는 방법이죠.
친구가 시간에 늦더라도 그냥 하염없이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처럼 카톡을 날릴 수도 없구 말이죠.
아마 이 때 텔레파시좀 쏘신 분들 계실 것 같네요.
혹시나 자신이 늦는 날에는, 친구가 기다리다 지쳐 가버리지나 않을지 노심초사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꼭 무슨 원시시대 같네요.
2. '거기'로 가기
이 시절엔 그 친구 하면 떠오르는 장소가 있었죠.
연령대에 따라, 학교 운동장, 오락실, 문방구, 놀이터, 서점, 당구장, 카페, 아니면 집 등등등...
다들 자주가는 장소에 죽치고 앉아서 시간을 보내거나 친구를 기다렸던 것 같아요.
그 친구를 찾는 사람은 신기하게도 금방 찾아내기도 하구요.
실내 같은 경우에는 전화를 대신 받아주는 경우도 있어서,
그 가게로 전화해 친구를 찾으면 사장님이나 알바생이 '누구누구씨~ 전화왔습니다.'하고 찾아주기도 했죠.
3. 집으로 전화하기
예전엔 전화 하면 당연히 집에 있는 전화였는데, 요즘은 집전화라고 따로 부르죠?
1인 1핸드폰 시대라 집전화를 안 놓는 집도 많아지고 있구요.
그 시절엔 친구들 전화번호는 당연히 외우고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요즘 어린 친구들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당시에는 전화 예절을 학교나 부모님으로부터 철저히 교육 받았던 것 같아요.
'안녕하세요. 아무개 친구 홍길동인데요. 아무개랑 통화할 수 있을까요?'
이따금 제가 집에 없을 때 친구로부터 전화가 오면, 부모님이 '그 친구 전화 예절 부족하더라'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었죠.
요즘 어린 친구들은 모르는 번호로 전화해놓고 누군지도, 상활설명도 없이 다짜고짜 본론으로 들어가 당황하게 되는 상황이 있는데요.
이제는 저도 나이가 들었는지, 전화 받는 쪽에서 '전화 한 사람 누구인지, 어쩐 일인지'를 묻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요새는 전화하면 이름이 자동으로 뜨니까, 어린 친구들은 그런 것에 익숙해져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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