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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siquetan 보듣만고생/그리고생각한것들

마지막 브루드워, 온게임넷 티빙 스타리그 2012 이야기 #4

ㅡ마지막 브루드워, 온게임넷 티빙 스타리그 2012 이야기 #4

ㄴ#4 결승전, 허영무 vs. 정명훈 - 마지막의 마지막, 모든 것의 마지막


이 게시물은 4회에 걸쳐 게재되었습니다.


#1 브루드워를 옛 이야기로 떠나보내다(링크)

#2 4강 A조, 허영무 vs. 김명운 - 김캐리의 눈물(링크)

#3 4강 B조, 이영호 vs. 정명훈 - 마지막에 이긴 자가 진짜 승리자(링크)

#4 결승전, 허영무 vs. 정명훈 - 마지막의 마지막, 모든 것의 마지막(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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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프로토스 대 테란, 프테전(테프전)은 원래는 7월 28일 코엑스에서 열릴 것으로 예정되었으나, 너무나 많은 관중이 몰릴 것이 예상되어 8월 4일 잠실학생체육관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래는 가수 박완규가 재능 기부 형식으로 초대공연을 하기로 했으나, 바뀐 일정이 박완규의 일정과 겹치면서 불발되게 되죠.





허영무는 (우스갯 소리로 스타크래프트 장례식날이라고도 불린) 이날 프로토스의 사이버네틱스 코어 이후 3종의 테크(로보틱스,스타게이트,템플러 아카이브)를 모두 보여주며 3:1로 승리를 거둡니다. 이 결승전의 결과로, 정명훈은 전승으로 결승 진출 후 준우승하는, 일명 전승준을 임요환이 이어 달성하게 되었으며, 역시 임요환에 이어 스타리그 4회 준우승을 달성합니다. 허영무는 가림토 김동수에 이어 프로토스로서 스타리그 2회 우승을 달성하였으며, 프로토스 최초의 스타리그 2연속 우승도 기록합니다. 종족을 넘어서면 테란의 임요환, 저그의 이제동에 이어 세 번째 기록이죠. 허영무는 또한 스타리그 최고령 우승 기록을 23세 3개월 1일로 경신했습니다. 종전 최고령은 자신의 22세 4개월 14일이었죠. 스타리그 최연소 우승 기록은 이영호의 15세 8개월 10일. 허영무가 마지막 브루드워 스타리그 우승자가 되었으므로, 이 모든 기록은 다시는 깨지지 않을 기록으로 봉인되었습니다.


강민, 김동수, 김정민, 박정석, 박태민, 임요환, 홍진호, 송병구, 정명훈, 허영무, 황형준 온게임넷 본부장과 시영준 성우가 마지막 축하 무대에 올랐습니다.


전용준 캐스터와 엄재경 해설위원, 김태형 해설위원의 끝 인사가 이 결승의 강렬한 기억 중 하나로 남았죠.




위의 동영상의 멘트를 전사한 것을, 나무위키로부터 인용합니다. (링크)


전용준 : 

지금 저는 이 자리에 온게임넷의 뜻에 의해 이제 더 이상 온게임넷 스타리그는 브루드워로 진행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아쉬우시죠? 안타까우시죠? 아, 저 맨날 말 짧게 했는데 오늘은 말 좀 길게 해도 될까요? 저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저도 역시 여러분들처럼 안타깝고 그리고 어… 그렇습니다. 그리고 저는 안타까움에 더해서 두렵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저는 스타 중계하는 사람입니다. '너 뭐 하는 사람이냐?' 저는 스타 중계하는 사람이고 제가 먹고 사는 방법도 역시 스타 중계하는 일입니다. 이제 그 스타 중계를 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지난 10여 년 동안 제가 해 왔던 그 일자리가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도전의 시기에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이 매우 두렵습니다. 이제 40이 됐습니다. 다시 뭔가를 시작해야 된다는 것이 직업인으로서, 사회인으로서 두렵습니다.

예전에 이렇게 두려운 때가 있었습니다. 2000년 7월 온게임넷이 개국한다고 했을 때, 당시 iTV에서 아나운서를 하던 저를 보고 누군가가 온게임넷 개국하는데 같이 동참해주지 않겠냐고 제안을 해왔습니다. OCN도 아니고, 투니버스도 아니고 만들어지지 않은 온게임넷에 함께 사표 쓰고 와 달라고 하더군요. 그때… 저한테 그 말씀을 한 분은, 언젠가는 게임이 스포츠가 될 수 있다. 게임으로 전 세계의 젊은이가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정신나간 소리를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정신나간 소리를 믿었습니다. 정신나간 사람 황형준, 정일훈, 그리고 저보다 나이가 어린 KT의 이지훈, 지금 NC소프트에서 블레이드 앤 소울 개발하고 있는 황성진, 많은 분들이 저를 미치게 했고 그 정신나간 소리가, 그 꿈이 현실이 되는 데, 그 분들의 꿈이 현실이 되는 데 저도 도움을 주고 저도 도움을 받고, 지금 그 말들이 모두 현실이 됐습니다.

이제 다시 브루드워가 아닌 스타크래프트 2 자유의 날개, 군단의 심장으로 2만 5천 명을 모은 2002년 올림픽 공원, 10만 명을 모은 2004년 광안리, 그 꿈을 다시 현실로 만들려고 합니다. 그 꿈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모릅니다. 저는 그때만큼 두렵습니다. 하지만 그때 정신나갔던 그 사람들의 말을 저는 믿고 저는 아직도 미쳐 있습니다. 지금부터 소개해드리는 이분들과 함께라면 그 정신나간 소리가 다시 현실이 되고 10년 이후에는 스타크래프트 2 자유의 날개, 군단의 심장을 떠나보내기가 정말 싫은 이런 이별의 순간이 또 올 것도 같습니다. 자, 그 꿈을 저의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 이루어주실 두 분을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게임 해설가 엄재경 씨, 그리고 김태형 씨입니다. 걱정 마요, 우리 50살까지 할 수 있어.


엄재경 : 

전용준 캐스터가 반평생 정도의 역정을 얘기하고 있을때 뒤에서 무슨 얘기를 할까,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제 만화가 친구들이 더러 있는데, 그 친구 중에 한 명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친구는 뭐냐. 친구는 같이 노는 거다. 같이 노는 애들이 친구다. 이런 얘기를 한적이 있는데 저는 굉장히 공감을 했고, 여러분들과 13년 동안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 함께 놀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우리는 뭐 그래도, 앞으로도 계속 친구일 테니까요. 감사합니다.


김태형 : 

13년 동안 스타리그를, 그리고 저희를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이 열정을 가지고 스타리그를 중계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전용준 : 

네. 저희도 스타리그가 있어서, 스타리그를 봐 주신 여러분이 있어서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그래도, 앞서 말씀드린 2000년 7월은 정신나간 사람 네 명 믿고 갔습니다만, 지금은 정신 나간 사람이 아주 많습니다. 그리고 10여 년 정신 나가 있어서 노하우도 있고, 지금 현업에 있지 않아도 정말 믿고 의지할 분들이 많고, 그때는 뭐 탁구장에서 탁구대 놓고 했다면서요? 처음에는. 그런데 이렇게 많은 분들도 계시고, 2000년 7월보다는 훨씬 나은 조건에서 저희는 새로운 도전,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 날개, 군단의 심장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자신 있구요. 자, 하지만 사람이 재산입니다. 앞으로 우리 모두의 꿈이, 저희 세 명의 꿈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꿈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저희 정말 가까이서 응원해주실, 응원해 주셨고, 응원해 주실 분들을 이 자리에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다 아는 분들입니다. 여러분, 큰 박수로 맞아 주십시오.




여러분은 세상에서 가장 아쉬운 것, 가장 슬픈 것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홍진호가 은퇴하는 날, 모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 저의 가슴을 쥐어짰습니다. 

"제목 : 콩 은퇴식 하는데 보고 있냐? / 내용 : 내 인생의 한 페이지가 지금 지나가려 하고 있다." 

저는 다시는 볼 수 없는, 들을 수 없는,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다음이 없다는 것이 언제나 가장 슬프고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2012년 8월 4일, 수 많은 '우리'들의 인생의 한 페이지가 넘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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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4회에 걸쳐 게재되었습니다.


#1 브루드워를 옛 이야기로 떠나보내다(링크)

#2 4강 A조, 허영무 vs. 김명운 - 김캐리의 눈물(링크)

#3 4강 B조, 이영호 vs. 정명훈 - 마지막에 이긴 자가 진짜 승리자(링크)

#4 결승전, 허영무 vs. 정명훈 - 마지막의 마지막, 모든 것의 마지막(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