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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siquetan 보듣만고생/그리고생각한것들

데이바이데이 : 변하고 변하지 않아

ㅡ데이바이데이 : 변하고 변하지 않아


싸이월드 시절엔 내가 보고싶은 미니홈피만을

들어가서 보고 그랬는데


페이스북으로 대세가 넘어오고부턴

보고싶고 보고싶지 않음을

가를 수가 없다


보기 싫은 것 차단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까지 하고싶진 않기도 하고

관리하기 번거롭기도 하고


페이스북을 보면 사람들이 참 한결같다.

배신당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배신당하고

배고픈 사람은 항상 배고프고

싸우는 사람은 항상 싸우고

자살을 암시하는 사람은 한결같이 자살을 암시한다

그래서 대체 언제 죽는건지.



싸이월드가 과거의 공간이 되고

과거의 일이 되면서

사람들은 예전의 싸이월드를 추억했다


추억하기보다는 부끄러워하기도 하고

웃고 말기도 하고


사랑에 대해 논하고

친구에 대해 논하고

관계에 대해 논하고

단편적으로.

이제와서는 오그라들었다고 쉽게도 표현하는 그것들


어느샌가 페이스북에도 똑같이 

오그라드는 것들이 올라온다

오그라든 손으로 겨우 좋아요라도 누르는 건지


예전엔 삼겹살을 먹으면서도

상추는 고기먹는 데 방해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고


어느순간부터는 그렇기 먹기 싫었던

상추에 고기와 쌀밥을 싸먹는 것이

상추쌈이 맛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도 있었는데


이제는 아무것도 없이 상추에 밥과 고추장만 싸먹어도

맛있게 느껴지는 때가 왔다.


나이가 듦으로 입맛이 이렇게 바뀌다니

상상도 못할 일이다


어렸을 때 음식 가린다고 크게 꾸중할 일이 아닌 것 같다.

알아서 때가 되면 먹게되는 것 같다.

때가 되지 않으면 먹지 않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