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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siquetan 보듣만고생/그리고생각한것들

데이바이데이 : 무대연출

ㅡ데이바이데이 : 무대연출


다들 쉬는 날엔 같이 쉬어야 하고

다들 자는 시간엔 같이 자야하지만


꼭 그럴 수는 없는 것이다.


새벽 세시에 친구를 만나

어디 앉아서 이야기할 곳도 없고

문을 연, 문을 닫지 않은 술집도 없고

밤바람만 맞다가


친구가 아는 사람이

야간 알바를 한다는

동대문구인지 성북구인지

편의점으로 갔다


이런 동네가 있구나 싶어

지하차도를 건너고 언덕을 올랐다


분명히 구멍가게였을 곳에

편의점을 냈다.



그 흔한 플라스틱 테이블,

플라스틱 의자도 없어

쏘주 피박스인지 콘티박스인지 네개를 꺼내

너 하나 나 하나 형님 하나 의자하고

하나는 테이블 삼아

자리를 폈다


맥주를 엎질러도 테이블 닦을 일이 없고

맥주캔과 담배를 같이 들어도

단속하는 이 없었다.


앉아서 가만 보니까

언제 강력사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 비주얼이었다.


침침한 가로등에

제멋대로 지어진 작은 벽돌집들과

아스팔트 조금 시멘트 조금

구역을 나눈 바닥

새벽안개까지 내리니까 


편의점 폐기식품을 안주로 몇가지 해서

계속해서 마시고 피웠다


잘 짜여진 무대에 걸맞는

이야기를 하다가

하늘을 보니

깜깜한게

깊이를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