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데이바이데이 : 광명작전
기술의 발전은 할 수 있는 것의 증가이기도 하지만
비용의 감소이기도 하다.
그리고 어떤 것을 할 때는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것에 소요되는 비용도 중요하다.
어느 곳에서는 모든 것을 기계로 대체하고
어느 곳에서는 아직도 수백의 사람이 다루고
기술의 차이라기보다는
인건비와 기계가격의 저울질
맹인에 대한 사회적 지원과 관심,
거리를 배회하며 위화감을 조성하는
한다고 여겨지는 동냥꾼에게서 느끼는 불편
거기에 소모되는 그 비용보다
눈을 뜨게 해주는 것이
간편하고 값싸졌을까.
생색내기로 받아왔던 지원보다는
눈을 띄워주는 것이
더 커다란 선물처럼 느껴지긴 했다.
지원보다 싼 값에 해결해주고
이제는 알아서 살아라
하는 말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지만
돈으로도 살 수 없었던 소망이기도 했으니
그러나 계속해서 맹인으로 살라 한다.
평생을 앞 보지 못하고 살았으니
갑자기 눈이 떠져도
새로운 삶에 적응하기가 힘들고
받아왔던 지원도 없어지고
이제까지 살아왔던 생활 방식을
모두 버려야하니
막막하기만 했다
한창 헤매고 있을 때
정부가 한 제안은 그것이다.
눈 뜬 장님으로 살며
음지에서 사람들을 감시하는 일
CCTV는 설치 위치를 표시해야하고
공권력은 통제하기엔 적절하나
감시하기엔 적절치 못하니
사람들이 무장해제되는
앞 못보는 장님으로 그곳에 있으라는 것이다
현직 공권력 요원들을
맹인으로 위장시키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작은 행동에서부터 티가 나더라는 것이다.
그러니 평생을 그렇게 살아온 나라면
들키지 않고 사람들을 감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댐에 구멍이 나면 그곳으로 물이 샌다
물길이 나면 물길을 따라가게 된다.
고민 고민 하던 상황에서
누군가 한 가지 길을 제시하였으니
자꾸만 마음이 기울었고
오래 걸리지 않아 그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나 계속해서 맹인으로 살라 한다
거기서 또 오래 지나지 않아
나의 일은 발각되고 말았다.
내가, 혹은 의뢰주가
곤경에 처했다.
흔하디흔한 꼬리 자르기가 예상되어
두려움에 떨고 있었을 때
다시 한 가지 제안이 왔다.
다시 수술을 받고 맹인이 되라는 것이다.
그것이 아니면 혼자 뒤집어 쓰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은 그렇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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