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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siquetan 보듣만고생/그리고생각한것들

세계로 가겠다는 글로벌 OGN의 아마추어리즘

ㅡ세계로 가겠다는 글로벌 OGN의 아마추어리즘


온게임넷이 사명을 OGN으로 변경하고 세계무대로의 포부를 밝혔다. 대한민국은 e스포츠 종주국이고, 그러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낸 것은 다름 아닌 이제는 OGN이 된 온게임넷이다. 99 프로게이머 코리아 오픈(PKO)와 2000 하나로통신배 투니버스 스타리그를 거쳐 온게임넷이 개국하고 이어진 2000 프리챌배 온게임넷 스타리그를 시작으로 전 세계에 스포츠로서의 게임, e스포츠가 퍼져나갔다. 이제는 전 세계에 그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 OGN의 출사표였다. 그러나 과연 세계로 떠날 수 있을지 한편으로는 걱정이 된다.  


인벤, [취재] "제 2의 도전을 시작한다" 온게임넷, OGN으로 명칭 변경 (2015.07.24)

http://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e_sports&ctg=news&mod=read&office_id=442&article_id=0000019786


왜 걱정이 될까? 뭐가 문제일까? 이번에 지적하고 싶은 것은 제작진의 아마추어리즘이다. e스포츠는 태생이 방송과 뗄래야 뗄 수가 없는 관계로 시작했다. 일반적인 타 스포츠 종목과는 다르게, 종목이 먼저 발전한 후에 방송이 붙은 것이 아니라, 방송 컨텐츠의 하나로서 기획된 것이 e스포츠이기 때문이다. 방송과 결부되지 않은 e스포츠란 현재로서 존재하기가 어렵고, 시도되더라도 그 세가 매우 약한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방송제작은 e스포츠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다.


CJ E&M OGN의 제작진이 아마추어리즘적이라고 생각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SK 플래닛 프로리그부터 시도된 게임해설가 김정민에게 캐스터 역할을 맡기려는 시도다. 김정민은 해설로서는 상당한 역량을 발휘하고 있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캐스터의 역량, 아니 역량이라기보다는 기본 소양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정확한 발음과 먹는 발성 등의 소리전달력 측면 뿐만 아니라 완급 조절이나 진행 능력도 아직까지는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그는 현재 하스스톤 마스터즈 코리아에서도 활동하고 있는데, 캐스터는 캐스터와 해설자의 중계진에서 가장 전문적인 방송인으로서 프로그램에 안정감을 부여하고, 방송화술 훈련이 부족하기 십상인 해설자를 도와주어야함에도, 그럴만한 훈련이 안되어잇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김정민의 잘못이라기보단 OGN 제작진의 잘못이다. 김정민은 캐스터로서의 역량을 키우고 있고, 본인이 가진 능력이상으로 노력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시절 이승원과의 2인체제에서 보여준 막장방송을 떠올려보면 많은 발전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제작진은 프로 해설가이자 아마추어 캐스터인 김정민에게 그런 역할을 맡기는가? 여기는 캐스터 아카데미도 아니고 캐스터 훈련소도 아닌데 말이다. 왜 최고의 방송을 제공하지 않는가?


이승원 해설과 2인 체제 중계에 나서는 김정민의 모습

데일리이스포츠, 8게임단 vs 삼성전자, SK플래닛 프로리그 1R 1주차 현장스케치 (2012.12.09)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e_sports&ctg=news&mod=read&office_id=347&article_id=0000033906



이번 롤드컵(리그 오브 레전드 2015 시즌 월드 챔피언십)에서 일명 통역누나로 불리며 동시통역에 나선 김혜진(지니 킴 Genie Kim)도 마찬가지이다. 리그오브레전드의 월드컵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제적인 행사에서, 옆집 누나가 해주는 듯한 통역을 들어야하는가? 심지어 그녀는 전문 동시통역사도 아니다. PGR에 올라온 그녀의 해명글에 따르면, 자신은 전문 통역가가 아니라, OGN 글로벌 사업팀 사원이라고 한다. 발음이 알아듣기 힘들어서 통역을 못하겠다, (선방을 잘 못 발음한 것이지만) 선빵(?) 등의 방송에 적절치 않은 언행 등이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그녀도 역시 잘못이 없다. 오히려 본인 능력 이상으로 해주었을 것이다. 역시 문제는 제작진이다. 동시통역가를 못 구해서, 그걸 구하던 사람을 동시통역가로 내세운다는, 참으로 변명거리라고도 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녀의 실수는 귀여울지 몰라도, 제작진의 실수는 징그럽다.

PGR21에 올라온 김혜진 씨의 글



얼마전 핫식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슈퍼리그 결승전에서의 진행 문제도 마찬가지다. 대체 행사 진행을 몇십년을 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진단 말인가? 이전글 OGN 핫식스 히오스 슈퍼리그 결승전. MVP블랙 vs. TeamDK 직관 후기 #1(링크) 에서도 언급한적이 있지만, 방송국 밖에서, 라이브로, 방송되는 이런 행사에서 문제가 없기가 어렵다. 이번에는 경기용 PC의 문제였지만, 문제의 소지는 무궁무진하다. 문제가 생기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때 딱 맞아 떨어지는 일정을 설정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5시에 시작해서 총합 약 두 시간의 딜레이가 발생했고, 11시에야 모든 일정이 마무리 될 수 있었다. 딜레이가 없었다고 가정하더라도 9시에 시작하는 롤드컵 중계에 맞추기는 빡빡한 면이 있었던 것이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SKT1의 롤드컵 경기는 전파를 타지 못했고, 멀리 일산까지 '대회 흥하고, OGN 흥하고, 히오스 흥하라고' 찾아준 관객들은 집에 돌아갈 막차를 타기위해 깜깜한 밤을 달리거나, 비싼 할증료를 주고 택시에 몸을 실어야 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잘 풀릴 거라고 생각하고 진행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아마추어적인 생각이 아닌지 묻고싶다.


OSEN, [사진] 히어로즈 슈퍼리그 결승전 지연, 심각한 표정의 팀DK 부스 (2015.10.03)

http://sports.media.daum.net/sports/general/newsview?newsId=20151003182706522



구 온게임넷은 브루드워 스타리그 종료 시점부터, 무언가 풀어졌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힘이 빠졌다. 전용준은 격식보다는 친근한 이미지로 전환했으며, 김태형은 말의 수위가 높아졌다. 아마추어적 안일한 사고보다는 프로페셔널 다운 치밀한 계획에 의한 방송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요새 저질 인터넷 방송이 뜬다고, 그들과 같은 물에서 놀 것은 아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