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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siquetan 보듣만고생/그리고생각한것들

밖으로~ 나가버리GO~ , 포켓몬 GO와 NC 다이노스

ㅡ밖으로~ 나가버리GO~ , 포켓몬 GO와 NC 다이노스




올해 상반기에는 알파고(Alpha GO) 때문에 난리더니,

이제는 같은 항렬자를 쓰는 포켓몬 고 (Pokemon GO, 혹은 포켓몬 지오) 때문에 난리다.

난리날만 하다.

구글이 한 건 하는 줄 알았더니 두 건했다.



Pokémon GO는 2016년 서비스를 개시한
나이언틱(Niantic Labs)의 스마트폰 게임이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이, 전 세계인에게 미래에 대한 인식을 하도록 만들었다면,

고켓몬은 전세계인이 달리고 뛰고 사람을 만나도록 만들었다.


그동안 게임은 집안에서, 혹은 담배연기 자욱한 오락실이나 피씨방에서 틀어박혀 몰두한다는 '폐인'의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번 고켓몬은 집 밖에서, 야외에서 플레이하는 게임이라는 새 장을 열었다.


포켓몬스터를 포획하기 위해서는 GPS를 켜고 직접 포켓몬을 찾아 나서야 한다는 점과,

알을 부화시키기 위해서는 일정 거리를 걸어야 한다는 점이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든 것이다.

포켓몬 게임과 애니메이션 속의 모험이 현실에 구현되었다고 해도 적절하다.


이 게임의 파급효과가 엄청난데,


포켓몬의 IP를 보유하고 있는 닌텐도(포켓몬컴퍼니)의 주식이 폭등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포켓몬 GO가 거리의 단위로 (당연히)미터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국제 표준인 SI 단위 (미터, 킬로그램) 대신 아직도 미국 단위 (인치,피트,야드,마일, 온스,파운드)를 쓰는 미국인들에게

미터법을 알게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Gizmodo, Pokémon Go Is Secretly Teaching Americans the Metric System(2016.07.11)


사람들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환상의 포켓몬이나 희귀한 포켓몬이라도 출몰한다면 그 지역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루리웹, 포켓몬 고가 미국의 거리 풍경을 완전히 바꿔놓은 이유 (2016.07.12)

허핑턴포스트, 포켓몬 고가 미국의 거리 풍경을 완전히 바꿔놓은 이유(영상) (2016.07.12)

연합뉴스, 보건전문가들 "'포켓몬 고' 건강에 매우 좋아" (2016.07.17)



강요에 의하지 않고, 자발적이고 자연스럽게 걷게하고 사람들을 마주치게 하는, 게임과 컨텐츠의 힘이 얼마나 강한가.


우리나라에는 아직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지역구분에 따라 특정 지역에서는 플레이할 수가 있는데

그럼에도 속초행 버스가 매진되어 긴급 증편을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매일경제, '포켓몬 GO' 열풍에 속초 못 가는 속초주민 (2016.07.13)


내수시장 활성화와 국민 건강을 위해 여러가지 정책을 개발하고 시행하는데, 이러한 컨텐츠를 사용한 이벤트를 정책적으로 펼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임시 공휴일로 인한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보다는, 정말 확실한 방법이 아닌가?


KBS, 산업생산 큰 폭 상승…“임시공휴일 효과” (2016.06.30)

허핑턴포스트, '포켓몬고'를 하러 오는 사람들에게 속초 시장이 당부의 말을 보내다(영상) (2016.07.13)




이렇게 다들 밖으로 나가버리고


가장 개인적이고 가장 폐쇄적이었던(다고 여겨졌던) '게임'으로 인해 사람들이 새로운 활력을 찾은 것을 보면서,

내가 좋아하는 NC 다이노스에 관한 기억이 떠올랐다.


스포츠서울,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청소년에 빚 갚고 싶다" (2011.01.17)


야구를 전혀 모르던 내가 엔씨의 팬이 된 것은, 야구단 설립에 관한 김택진의 변을 전해듣고 나서다.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는 야구단을 창단하며, 그 이유를 이렇게 이야기했다.


"게임을 만들어서 크게 성공했지만, 우리가 젊은이들을 골방에 가둬놓았다는 죄책감이 언제나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었다.

골방에 있던 젊은이들이 탁 트인 그라운드로 뛰쳐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야구단을 만들고 싶었다."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접했던, 컴퓨터를 접했던, PC방이 생겨났던 1세대로서, 그의 말은 내게 감명깊게 다가왔다.



포켓몬은 게임으로, 리니지는 수익의 환원으로.

포켓몬과 리니지는 다른 방식을 택했을지언정,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고자 하는 목표는 함께하고 있다.


게임에 대한 편견이 오해였든 사실이었든

이제는 게임과 컨텐츠가 사회를 구성하는 한 요소로서 훌륭히 기능할 수 있기를, 당당히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