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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siquetan 보듣만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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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바이데이 : 극도로 위험한 평화 ㅡ데이바이데이 : 극도로 위험한 평화 자신의 몸은 스스로 지킨다 최고의 방어는 공격이다. 믿을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 뿐이다. 좋은 무기는 자기 자신의 안전에 필수적이므로, 무기를 가지고 휴대하는 인간의 권리는 침해될 수 없다. 모순, 창과 방패의 싸움은 창에게 유리하며, 언젠가는 창이 이긴다. 어린 아이도 가지고 놀 수 있을 정도로 간편하고 입 안에도 잠시 머금고 있을 정도로 작으며 아무런 연고도 없이 이제막 태어난 아이도 가질 수 있는 저렴하고 흔하며 지구 권역 모두를 날려버릴 수 있는 위력의 핵무기 모두가 그것을 가지고 있고 모두가, 다른 모두가 그것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모두가, 다른 모두가 그것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안다 절도와 강도, 사기와 기만은 용납되지..
데이바이데이 : 각자의 길이 ㅡ데이바이데이 : 각자의 길이 사람들에게, 가수들에게 음역대라는 것이 있는 것처럼 글을 쓸 때도 개개인에게는 각자의 분량이 있는 것 같다. 하상욱의 짧은 글(혹은 시)를 볼 때면 특유의 위트에 감탄할 때가, 시기심이 들 때가 있는데 그가 조금은 길게 쓴 글을 보니 같은 사람이 쓴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달랐다. 매일 짧은 글을 쓰기로 마음 먹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동안 장편을 써야지만 가치가 있고, 돈이 된다고 생각하고 칼럼을 쓰더라도 완벽한 칼럼을 쓰려다보니 글쓰기는 매우 길어졌고, 호흡도 길어졌고, 준비와 설계에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로부터 글쓰기에 대한 부담감이 시작된 것 같다. 그래서 그냥 원래 쓰던대로, 늘 자연스럽게 써지던 분량 만큼 글쓰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 각자에게 죽음이 도달..
데이바이데이 : 광명작전 ㅡ데이바이데이 : 광명작전 기술의 발전은 할 수 있는 것의 증가이기도 하지만 비용의 감소이기도 하다. 그리고 어떤 것을 할 때는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것에 소요되는 비용도 중요하다. 어느 곳에서는 모든 것을 기계로 대체하고 어느 곳에서는 아직도 수백의 사람이 다루고 기술의 차이라기보다는 인건비와 기계가격의 저울질 맹인에 대한 사회적 지원과 관심, 거리를 배회하며 위화감을 조성하는 한다고 여겨지는 동냥꾼에게서 느끼는 불편 거기에 소모되는 그 비용보다 눈을 뜨게 해주는 것이 간편하고 값싸졌을까. 생색내기로 받아왔던 지원보다는 눈을 띄워주는 것이 더 커다란 선물처럼 느껴지긴 했다. 지원보다 싼 값에 해결해주고 이제는 알아서 살아라 하는 말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지만 돈으로도 살 수 없었던 ..
고속터미널 데블스도어 ㅡ고속터미널 데블스도어 지방 멀리 사는 친구가 서울 올라왔다기에 만나러 고속터미널로 ㄱㄱㄱ 원래 고속터미널 근처에는 식당이나 맛집 정보가 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예전에도 갔다가 나이 많으신 분들 오시는 옛 호프에 갔었죠) 블로그에 적당한 술집, 맛집 없나 검색해보니 데블스도어만 왕창 떴으므로... 사실 선택의 여지 없이 가긴 했는데 이정도일줄이야 일단은 인테리어가 너무 좋아요 유럽 양조장 온 것 같은 느낌 직접 만든 맥주를 판다고 하는데 외국인들도 인정하는 맛인지 외국인 손님도 꽤 있더라구요 맥주(드래프트)는 페일에일, IPA, 스타우트, 헬레스라거 이렇게 4종류가 있고 사이즈에 따라 테이스팅글라스, 아이리쉬, 테쿠글라스, 캔글라스 이렇게 이름 붙여져있고 가격도 상이한데요 사실 일반 호프 생각하..
데이바이데이 : 바람이 덥다, 뜨겁다 ㅡ데이바이데이 : 바람이 덥다, 뜨겁다 자주 다니던 포장마차의 비닐 천막이 걷혔다. 여름이 온 것을 가장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포차 밖에서도 친구가 어디에 앉아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되었고 다니는 차의 먼지와 함께 술을 마시게 되었다. 포차의 천막이 걷히니 어디로든 출입할 수 있게 되었다. 겨울엔 추워서 문이 닫혀있었지만, 지금은 쓸일이 없어 포차의 문이 닫혀있다. 두꺼웠던 이불이 얆은 여름이불로 바뀌고 닫혀있던 창문이 열려 집 옆 식당의 환풍기 돌아가는 소리가 시끄러운 것을 잊고 있었단 걸 알게 되었다. 지난 여름은 어떠했는지 기억 속을 뒤져야할만큼 여름이 아닌 시간은 길었다.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 기뻐하는 사람이 있다. 싫어하는 사람이 잘못을 하면 신나는 사람이 있다. 그러지 않고 싶다. 우리 ..
데이바이데이 : 대기신호 ㅡ데이바이데이 : 대기신호 글의 해석에 대한 전권은 독자에게 있지만 글의 오독에 대한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다 흔히 제목만 보고 댓글 다는 사람들이라는 말들 제목 보고 클릭하고 페이지가 로딩되는 그 시간 분석하고, 상상이 완성되고 할말을 준비하는데는 충분한 시간일지도 로딩되는 짧은 시간에 만들어지는 생각 곳이어 편견으로, 선입견으로 작용하는 로딩이 없다면 이런 것도 없어질 수 있을까? 내릴 지점에 가까워지면 버스안의 하차벨이 눌려져있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최근에는 종점이라고 해야할치 회차지라고 해야할지 그런 곳을 자주 다녔었는데 분명 그 정거장이 아니면 더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이 탄 버스에서 아무도 하차벨을 누르지 않았다 종점에선 당연히 버스가 정차하기 때문일까 기사님도 알고 승객도 알고 다 같이 아니까 ..
데이바이데이 : 불완전한 기억 ㅡ데이바이데이 : 불완전한 기억 기억이라는것이 컴퓨터 동영상 파일처럼 그대로 녹화는 것이 아니라 단편적인 단서만을 저장하고 나중에 다시 기억해낼때 그 단서들을 꺼내서 논리 순서대로 다시 짜맞추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어떠한 일의 진행 과정에 영향이 없던 것들은 잊혀지기도. 동창회에서 만난 여러명의 친구들 말이 서로서로 다르기도. 언젠가부터는 기억이 과거에 실제 있었던 일인지 아니면 과거에 내가 상상했었던 일인지 과거에 꾸었던 꿈인지 지금 내가 상상한 것인지 헷갈리는 적이 이따금 생겼다. 상상이나 꿈이나 기억이나 사실 메커니즘은 똑같은거니까 현실적으로 따져보면 금세 진위를 가릴 수 있지만, 조금 졸릴때, 조금 피곤할 때만큼은 잠시라도 헷갈릴 때가 있다. 나이가 먹어가면서 기억력이 떨어진 것인지 아니면..
데이바이데이 : 산에 올라 보는 옛날 실루엣 ㅡ데이바이데이 : 산에 올라 보는 옛날 실루엣 북한산에를 올랐다. 평소 등산을 잘 다니지 않지만, 가자는데 어쩔 수 있나. 큰 마음 먹고 동행했다. 가족들은 등산을 좋아했기 때문에 가족들의 장비를 하나 둘 빌리니까. 한국인 특유의 오버한 등산 준비가 되었다. 산 아래서 만나, 등산 정말 안다니는거 맞냐는 물음에 곧 알게 될거라는 답을 붙여두었다. 말이야 만들면 말이고 의미야 붙이면 의미지만, 저기까지 오르면 길이 없어보이는데 그래서 이 길이 맞나싶고, 길찾기가 어렵다. 막상 올라보면 새로운 길이 보이는 것이 그러나 산인 것같다. 잠시 돌아보면 올라온 길이 가려져 잘 보이지 않지만 다 오르고 나면 산 아래를 조망할 수 있는 것이 산인 것 같다. 그렇게 한참을, 그 속에서 살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을 멀리서..